인간의 인과율을 깨뜨리는 십자가의 구속적 지혜(욥 11:6)

 인간의 인과율을 깨뜨리는 십자가의 구속적 지혜

“지혜의 오묘함으로 네게 보이시기를 원하노니 이는 그의 지식이 광대하심이라 하나님께서 너로 하여금 너의 죄를 잊게 하여 주셨음을 알라” (욥 11:6)


1. 율법주의의 잣대로 고난을 재단하는 소발

오늘 본문에 등장하는 소발은 인간이 가진 가장 완고한 종교적 틀, 즉 ‘인과응보’라는 절대적 원칙을 가지고 욥을 정죄합니다. 소발은 욥이 처한 극한의 상황과 피눈물 나는 처지를 완전히 무시한 채, 냉혹한 교리만을 들이밀고 있습니다.

그는 고난 속에서 터져 나온 욥의 탄식을 향해 ‘말이 많은 허황된 소리’라며 거칠게 몰아붙입니다.

“말이 많으니 어찌 대답이 없으랴 말이 많은 사람이 어찌 의롭다 함을 얻겠느냐” (욥 11:2)

소발의 논리는 명확합니다. 인간이 아무리 깨끗하다고 한들, 거룩하신 하나님의 공의의 기준에서 보면 지금 욥이 당하는 고난조차도 “죄에 비해 오히려 하나님이 깎아 주신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이것이 바로 복음을 모르는 종교인들이 가진 율법주의적 시각입니다.


2. 하나님의 공의는 타협되거나 깎이지 않는다

그러나 개혁주의 신학이 고백하는 하나님은 죄를 대충 넘기시거나 적당히 깎아 주시는 분이 아닙니다. 만약 하나님이 죄를 엄정하게 다루지 않으시고 은밀히 경감해 주신다면, 하나님의 절대적인 공의는 실패하고 맙니다.

하나님의 공의는 반드시 만족되어야 합니다. 인간의 죄는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저주와 심판을 받아야만 합니다. 이 불가능한 난제를 해결한 것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대속입니다.

우리가 받아야 할 지옥의 영원한 형벌과 저주, 그 무시무시한 죄의 무게를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단번에, 그리고 온전하게(Once for all)’ 다 짊어지셨습니다. 하나님은 욥의 죄나 우리의 죄를 감해주신 것이 아니라,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에게 그 진노를 쏟아부으심으로 그분의 공의를 완벽하게 성취하셨습니다.


3. 미지의 하나님이 아닌, 복음 안에 계시된 하나님의 지혜

소발은 하나님의 지혜와 오묘함이 하늘보다 높고 스올보다 깊어서 인간의 이성으로는 도저히 측량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욥 11:7-8). 일견 경건해 보이는 이 말은 복음의 관점에서 보면 틀린 말입니다.

하나님은 자신의 지혜와 능력을 감추어 두지 않으시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에게 밝히 보여 주셨습니다. 하나님의 구속적 지혜는 십자가의 복음 안에 충만하게 계시되어 있습니다.

“깊도다 하나님의 지혜와 지식의 풍성함이여, 그의 판단은 측량하지 못할 것이며 그의 길은 찾지 못할 것이로다” (롬 11:33)

사도 바울이 찬양한 이 깊은 지혜는, 인간의 지성으로는 깨달을 수 없으나 오직 성령의 조명하심과 십자가 대속의 은혜 안에서 우리에게 선물로 주어진 구원의 지혜입니다.


4. 행위의 조건을 폐하시고 은혜의 보좌를 여심

인간은 스스로의 힘으로 죄악을 버릴 수도, 고난을 버텨낼 능력도 없습니다. 소발이 말하는 방식, 즉 ‘네 행위를 고치고 회개하면 회복될 것’이라는 율법주의적 조건으로는 평생을 가도 하나님 앞에 떳떳이 얼굴을 들 수 있는 인간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 굳건히 설 수 있는 유일한 근거는 오직 믿음으로 말미암는 그리스도의 의(義)뿐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긍휼하심을 받고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얻기 위하여 은혜의 보좌 앞에 담대히 나아갈 것이니라” (히 4:16)


5.성도를 향한 선포와 위로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가 삶의 고난과 폭풍을 만날 때, “내가 무엇을 잘못해서 이런 벌을 받나”라는 행위의 조건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마십시오. 그것은 사탄이 주는 정죄감이며 소발의 신학일 뿐입니다. 우리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완벽한 대속의 은혜 안에서 참된 안식을 얻어야 합니다. 그리스도의 보혈이 아니면 우리는 단 한 순간도 하나님 앞에 설 수 없는 존재들입니다.

내 짧은 이성과 인과율을 뛰어넘는 하나님의 주권적이고 선하신 섭리를 신뢰하십시오.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까지 아낌없이 내어주신 하나님 아버지가, 지금 고난 중에 있는 여러분을 가장 선한 길로 인도하고 계심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의 이 구속적 지혜가 결국 내 삶의 모든 아픔과 눈물을 바꾸어, 정금 같은 영광스러운 열매를 맺게 하실 것입니다.

때로 우리가 실패하고 부끄러운 자리에 넘어졌을지라도, 마귀가 주는 수치심을 십자가 앞에 내버리십시오. 그리고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의를 힘입어, 은혜의 보좌 앞으로 담대히 걸어 나가십시오. 

주님의 달고 오묘한 말씀과 그 구속의 은혜가 오늘 여러분의 심령을 온전케 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 엘파소열린문장로교회 장용호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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